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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의 시

내가 이 세상에 왔다 가는 동안우리는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수없이 모였다 흩어지며이내 사라진다우리는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진 불멸의 존재그러나 하나에서 둘이 되어야 하는 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내가 다시 회귀하여 돌아올 때 즈음누군가는 이제 갓 둘이 되어 자연을 누빈다또 다른 누군가는 줄곧 대지를 항해한다우리는 불멸의 존재해체된 별들의 조각영원한 강산의 자양

poet 2025.11.25

20230402

이따금씩 하루에도 수십번 봄을 타는 날이 온다.코 끝을 간지럽히며, 벌은 그새 사라지고, 척박한 세상에 웬 꽃이 피고, 단일한 사람들이 모여 저마다 같은 행동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늘상 똑같다. 사무치게 슬프진 않지만, 뛰어나게 즐겁지도 않다. 시작은 언제쯤 익숙해질까.하루키의 하드보일드를, 뉴에이지를, 호밀밭의 파수꾼을…봄과 어울리지 않는 거친 무언가로 애써 싱숭생숭한 마음을 덮어본다.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순간 불행해진다. 행복의 총량을 재려고 하는 순간 비굴해진다. 그게 섭리였다. 매년 겪는 이맘 때 즈음 봄은, 호되게 나를 작렬한다.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고 싶다.아직은 나도 내가 버겁다.20230402

습작과 조각 2025.11.25

Be Yourself :

솟아오를 힘이 생겼다. 그 힘은 매우 미약하고 날개의 뼈도 몇 개는 으스러진 것 같다. 양껏 힘이 들어간 어깨도 결려온다. 조그맣고 못생긴 날개를 애써 펼쳐 날갯짓을 계속 해본다. 그렇지만, 솟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요즘의 순간들은내게 있어 두 번째 탄생이다. 나 자신이 되는 것. 두 번째 탄생임에도,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내게는 - 솟아오를 힘을 주는 존재가 있었다 저 멀리 어딘가 너도, 가까운 어딘가의 너도 넌 혼자가 아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5.06

활기로왔던 때를 떠오르며

작년, 올해를 거쳐 느꼈던 건 바로 습관과 그 꾸준함의 중요성이다.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안정적인 생활 리듬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개중엔 당연 식습관, 운동, 인생의 지향점과 일정 부분 가시적인 목표 세우기, 향후 더 나은 모습 이미지 트레이닝, 그를 위한 공부 등등… 하나로 정의된,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삶보다도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하루하루가 중요해졌다. 그리하여 내가 만족감을 느끼는 ‘루틴’의 견고함을 쌓기 위해 지난 수개월 간 시행착오를 겪었다. 앞으로도 겪게 되겠지.. 여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어왔지만 그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자유와 통제 사이에서 스스로 많은 저울질을 마음 속으로 행해왔으니까. 물론 내가 생각하기에 아직 단 하나도 이룬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

습작과 조각 2023.01.09

2022년의 짧은 회고록

12월의 따뜻한 날들을 앞두고서, 담담히 이 새벽녘에 고하는 글. 2022년의 짧은 회고록 어느 순간 놔버린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걸 깨달은 밤이었다. 몽글하게 피어오른 추억들과 불안에 떨며 땀을 훔쳤던 나날들. 그렇게 쌓인 그것들- 어쩌면 감정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이 저들만의 음을 내며 묘하게도 조화로운 곡이 되었다. 아마도 헛되지 않은 모든 것이었겠지, 라며 단단한 위로를 보내본다. 그 날은 봄이 유독 미운 날이었다. 선홍빛 뺨과 달리 구름이 먹먹하게 끼어있는 눈가의 그림자. 바람마저 쉽사리 불어내기 힘들었던 무거운 먹구름이 온세상을 집어삼킨 듯 하루종일 축축하게 전신을 깔아뭉갰다. 햇살은 맑고 거리에선 노래를 부르는 데 말이다. 그럼에도 여름은 또 오더라. 조금은 생각을 덜고 날을 마주하니 용..

습작과 조각 2022.12.21

제3의길

강박을 이겨내는 것도 강박인가? 무더기로 쌓인 전자 글자와 이미지에 맹목적일 필요가 있을까? 쉽게 쓰여지는 언어에 진정한 의미가 있을까? 나는 오래 전에 내 손 안의 것들을 잃어버렸다 직접 듣고 만지고 쥐어보고 터뜨려보고 싶은데 그 많은 것을 잊고, 잃어버렸다 속과 안과 속과 안… 속과 안. 어렴풋이 자리 잡은 욕망은 내 속과 안에서 똑같이 젊기만을 바라는 불로초가 피어난다 어서 이 모든 것을 놓아, 타는 목을 잠재워, 제3의 길을 개척해나가길

습작과 조각 2021.11.03

덧없이 흐린 날

아주 흐리고 어두운 날, 무언가 뱉어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이 몸이 떨리고 발은 차가워졌으며,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운동도 하고, 가볍고 건강하게 식사도 하고, 땀도 흘렸다. 그런데도 나의 울적한 마음이 가라 앉지 않았다.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하면서 누구보다 나 자신을 싫어한다. 비교하는 삶은 이전에 그만두었다고 여겼지만, 여전히 나의 삶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고 남의 냄새를 상당하게 끌어오고 있었다. 사사건건한 연락을 하는 게 귀찮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내 기분 내키는 대로 하고 싶다. 가끔 내 주변인을 보며 마음이 허해지기도 한다. 나는 남의 몸과 나의 몸을 지나치게 비교한다. 잠시라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을 놓지 못한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 아무래..

습작과 조각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