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하루에도 수십번 봄을 타는 날이 온다.
코 끝을 간지럽히며, 벌은 그새 사라지고, 척박한 세상에 웬 꽃이 피고, 단일한 사람들이 모여 저마다 같은 행동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늘상 똑같다. 사무치게 슬프진 않지만, 뛰어나게 즐겁지도 않다. 시작은 언제쯤 익숙해질까.
하루키의 하드보일드를, 뉴에이지를, 호밀밭의 파수꾼을…
봄과 어울리지 않는 거친 무언가로 애써 싱숭생숭한 마음을 덮어본다.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순간 불행해진다. 행복의 총량을 재려고 하는 순간 비굴해진다. 그게 섭리였다. 매년 겪는 이맘 때 즈음 봄은, 호되게 나를 작렬한다.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고 싶다.
아직은 나도 내가 버겁다.
20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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