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흐리고 어두운 날, 무언가 뱉어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이 몸이 떨리고 발은 차가워졌으며,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운동도 하고, 가볍고 건강하게 식사도 하고, 땀도 흘렸다.
그런데도 나의 울적한 마음이 가라 앉지 않았다.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하면서 누구보다 나 자신을 싫어한다. 비교하는 삶은 이전에 그만두었다고 여겼지만, 여전히 나의 삶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고 남의 냄새를 상당하게 끌어오고 있었다.
사사건건한 연락을 하는 게 귀찮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내 기분 내키는 대로 하고 싶다.
가끔 내 주변인을 보며 마음이 허해지기도 한다.
나는 남의 몸과 나의 몸을 지나치게 비교한다.
잠시라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을 놓지 못한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
아무래도 나는 이 사회에 살아가면서 유독 ‘사회적’인 편인 듯하다.
그리고 당최 내가 내고 싶어하는 ‘결과’와 ‘성과’라는 것이 사실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삶을 살면서, 나의 가닥조차 잡지 못하는 것은 내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는다.
그럼 나를 구성하는 ‘나’는 무엇일까.
본질적으로 나의 나를 찾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웠다. 이전에도 계속 생각해왔던 것이지만 인간은 사회의 결과물이다. 나를 만드는 조각은 분명히 어딘가에서 가져와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예쁘고, 좋은 조각이면 더할 나위 없지 않겠는가.
더 넓은 마음과, 이해와, 인내심을 가지고 싶지만 형체도 없는 무언가가 자꾸 나를 급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 과정 속에서 계속 타인과 비교하고, 나에게 혐오스러운 점을 찾는다.
나의 장점을 몇 가지나 말할 수 있을까. 늘 나의 부족하고 못난 점만 찾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였다.
이것이 나는 비참하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끔 그런 내가 혐오스러워질 땐 한없이 울적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항상 명심하고 있는 것은 남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면서 나의 자존감과 우월을 채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타인의 삶과, 그리고 나의 삶. 무채색인 나의 삶을 타인과는 다른 색으로 칠하고 종이를 덧대야하는 것이 삶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강박이 되니 그 과정이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적당히 쉬고, 가끔 같은 색을 칠해도 된다.
어떤 것은 공백으로 두어도 괜찮을 것이다.
나조차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해줄 수 있겠는가
어렵다
무참히 어렵고 솔직히 해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나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싶다
두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자판을 빠르게 두드린다. 겨우 무언가 깊숙히 묻힌 체증의 근육통이 조금 풀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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