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지지 못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명명하고, 늘 보이지 않는 형체를 좇다보니 존재 자체조차 불투명한 인간이라고 생각한 지 오래다.
그래서 나의 기준에서 그것을 가졌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동경하게 되었다.
그것은 대부분 자신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자신만의 신조와 미학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반항하고 무시한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게 그것이 있을 수는 있어도, 그를 표방할 사건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삶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정의를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꽤 삭았을 수도 있겠다는 회의가 들었다. 차이는 ‘당장’과 ‘나중에’일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무엇보다 따뜻한 말이면서 무엇보다 냉정한 말이다.
오랜 시간 되뇌인 결과 나는 타인이 시키는 강제적 행위를 모든 삶의 체계로 맞춰 살아왔음에도 그것에 때로 굴복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나의 모순은 이상과 현실이다. 그리고 고된 생각. 정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 모든 것의 끝은 결국 낙원을 향한 걸음임에도 갈림길을 택하기 싫어 자꾸 되돌아가는 삶.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않을 수 있겠다, 라는 명제가 은근슬쩍 나의 한구석에 자리잡는다. 누군가는 착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이 명제가 없다면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끝없는 동굴의 나락으로 굴러들어갈 것 같다.
나의 간극은 이정도이다. 늘 괴리의 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은 딱히 개의치않는다. 사랑하는 나에 대한 심정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생각하려 노력 역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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